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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린 것이 아니었다. 나는 단숨에 화장실을 향해 힘껏 달려 덧글 0 | 조회 352 | 2019-06-05 00:52:07
김현도  
내가 틀린 것이 아니었다. 나는 단숨에 화장실을 향해 힘껏 달려갔다.@p 144난 탈출하고 싶었다. 마치 창문도 없이 내 키에 딱 맞는 높이와 넓이의 방 속에 갇친 채 껄끄러운 시멘트 냄새를 맡아야 하는 답답함이 내 숨통을 조여 왔다. 교수님들의 머리 속에는 이미 소설은 이래야 된다는 선입견으로 가득 차 있어 다른 어떤 시도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듯했다.‘도대체 이 많은 광고물 중 덕희가 말한 베네통 광고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녀석이 코앞까지 다가왔다.덕희가 물었다.“뭐라구요?”덕희가 물었다.“사실 나는 그분이 하신 일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어요. 유쾌하고 즐거운 분이셨지만 밖의 일을 집에서 말하시는 경우는 없었지. 알고 있겠지만 초년에는 교편을 잡으셨지. 그 시절 남편은 굉장히 쾌활하셨어.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셨으니까. 아무리 언짢은 일이 있어도 화를 내는 법이 없으셨어. 항상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집을 끼고 다니시면서 그의 일화를 제자들에게 들려 주곤 했다네. 자유로운 그의 삶을 동경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말이야. 가끔은 제자들을 한무더기 집으로 데리고 와서 밤새 토론을 하기도 했지. 학생들을 무척 아끼셨네. 내 생각에 그분께는 교직이 천직 같았어. 옆에서 보는 나까지도 행복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전보가 한통 날아왔지. 중앙정보부에서 보내온 것이었어. 상당히 좋은 보수의 스카웃 제의였다네. 당시는 집안 형편이 별로 좋지 않았던 시절이라 남편은 고민 끝에 정보부를 선택하게 되었지. 그리고 만 4년 동안의 정보부 생활이 시작되었어. 그런데 그분이 하셨던 일이 뭔지는 몰라도 정보부에 출근한 후로 점점 성격이 변하기 시작한 거야. 그전까지 술이라불안으로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덕희는 커다란 바위처럼 꿈쩍도 않았다. 그리고 머리 속에서 나를 설득할 말을 찾고 있는 듯이 멍하게 바라보았다.“그래. 형 말대로 하는 것이 좋겠어. 그럼 이가령이라는 사람은 내가 조사할게.”1959년 경기고등학교 수석 졸업.기도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버려 두고 학생들에게
덕희는 팬들이 보낸 메시지를 읽느라 여념이 없었다.“제발! 이제 게임을 끝내자고.”@p 234우리가 탄 차는 건널목에서 신호에 걸려 정차했다.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은 없었다.그때 태경이 말했다.파랑잉크가엎질러진각설탕이삼륜차에적하된다.덕희은 번쩍이는 섬광을 등지고 말없이 앉아있었다. 나는 방안을 맴돌기 시작했다.‘그럼 그렇지.’“첫째는 나이가 들면 누군가 만나고 싶기 때문이고, 둘째는 자네의 어리숙함 때문이었지. 의도가 뭐인지는 몰라도 악의는 없을 것 같았어.”하지만 내가 향하고 있는 곳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설령 설명한다고 해도 아무도 그 설명을 믿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곳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힘을 응집해 놓은 그 무엇아 있다는 정도로만 설명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그 옆에는 강의실과도 같은 넓은 방이 있었다. 방 가운데 둥그런 무대가 있고 환자복을 입은 사람이 열심히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 주위에는 역시 같은 모양의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과 간호사, 그리고 의사들이 간이 의자에 앉아 연극을 관람하듯 무대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러한 심리 치료는 언젠가 TV나 영화에서 본 적이 있었다.있었다.부드러운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던 선생님이 이윽고 말문을 여셨다.@p 242디렉토리는 물론 CAP, BACKUP, 심지어 그래픽 파일까지 뒤져 보았으나 꼬리를 스스로 잘라내고 숨어 버린 도마뱀처럼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때였다. 검은 옷의 남자가 중절모를 쓰고 건널목을 지나고 있었다. 그는 아주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는 마치 그림자와도 같이 아스팔트 위를 스르르 미끄러지듯 걷고 있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때 옆에 서 있던 태경이 멋진 폼으로 총을 든 녀석의 손을 돌려찼다. 녀석은 비명을 지르며 들고 있던 총을 놓쳤고 그때를 놓치지 않고 태경은 다시 한번 주먹을 날려 녀석의 얼굴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쩔 줄을 몰라하며 서 있는 나를 향해 덕희가 소리쳤다.그곳은 상당히 넓은 공간의 커다란 지하 무덤을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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